
방콕 호텔 방에 들어가 콘센트를 보면 구멍이 유난히 많아 보입니다. 납작한 구멍과 둥근 구멍이 한 소켓에 겹쳐 있거든요. "내 플러그는 어디에 꽂는 거지?" 싶어지죠.
그런데 이 많은 구멍이 한국 여행자에게는 좋은 소식입니다. 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게 너그러운 콘센트를 쓰는 나라거든요. 왜 이렇게 됐는지, 그리고 그래도 조심할 건 뭔지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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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콘센트에는 미국식 A·B형과 유럽식 C형이 함께 들어왔습니다. 어느 한쪽으로 통일되지 않은 채 둘 다 퍼졌고, 결국 태국은 아예 둘 다 받는 콘센트를 만드는 쪽을 택했어요.
그러다 2006년에 자체 표준을 정합니다. TIS 166-2549라는 규격인데, 뒤의 2549는 불기 연도예요. 서기로 2006년입니다. 이때 정해진 게 O형이에요. 둥근 핀 두 개에 접지핀이 하나 더 있는 형태로, 태국에서만 쓰는 규격이죠.
여기서 태국이 영리했던 건, O형을 새로 만들면서 기존 콘센트를 갈아엎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지금 태국에서 보는 콘센트 대부분은 O형을 기본으로 하되 A·B·C형까지 함께 받는 겸용 설계예요. 구멍이 복잡해 보이는 게 그래서입니다.
여기서 한국 여행자에게 유리한 부분이 나옵니다. O형의 핀은 지름 4.8mm의 둥근 핀이에요. 한국 플러그의 핀 지름과 같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유럽식 C형은 핀이 4.0mm로 조금 더 얇거든요. 그래서 한국 플러그를 유럽 콘센트에 꽂으면 뻑뻑한 경우가 있는데, 태국은 애초에 4.8mm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구멍이라 한국 플러그가 자연스럽게 들어갑니다.
전압도 문제가 없어요. 태국은 220~230V, 주파수는 50Hz입니다. 한국(220V)과 같은 대역이라 변압기가 필요 없고, 드라이기나 고데기 같은 고출력 기기도 힘이 그대로 나옵니다.
정리하면 태국은 어댑터를 안 챙겨도 대체로 통하는 나라예요. 이런 나라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준비 없이 가도 되느냐 하면, 두 가지는 짚고 가는 게 좋아요.
첫째는 굵은 플러그입니다. 노트북 어댑터처럼 몸통이 두툼하거나 접지가 붙은 한국 플러그는 얕은 겸용 콘센트에 끝까지 안 들어가는 경우가 있어요. 구멍은 맞는데 플러그 몸통이 걸리는 거죠. 오래된 게스트하우스나 로컬 식당일수록 이런 일이 잦습니다.
둘째는 콘센트 개수입니다. 태국 숙소는 침대 옆 콘센트가 한두 개인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요즘 여행 짐을 세어보면 폰, 보조배터리, 카메라, 이어폰까지 네다섯 개는 금방 넘어가죠. 꽂히긴 하는데 자리가 모자란 상황이 실제로는 더 자주 생깁니다.
태국은 전압도 플러그도 여행자에게 너그러운 나라입니다. 콘센트가 A·B·C·O형을 함께 받는 겸용 설계인 데다 O형의 핀 굵기가 한국과 같아서, 한국 플러그가 대체로 그대로 꽂혀요. 전압도 같은 대역이라 변압기가 필요 없고요. 방콕부터 끄라비까지 걱정 없이 여행 준비하세요.